칠석동 800년 은행나무, 가을의 황금빛 향연

칠석동 800년 은행나무, 가을의 황금빛 향연
광주광역시 남구 칠석동에 위치한 800년 된 은행나무가 깊은 가을의 마지막 순간을 황금빛으로 물들였습니다. 이 거대한 나무는 높이 약 26미터, 둘레 6.47미터에 달하는 웅장한 자태로, 지나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잠시 멈추고 바라보게 만드는 풍경을 선사합니다.
오랜 세월 동안 칠석동 은행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해 왔습니다. 주민들은 이 나무가 마을을 지켜주고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여겨왔으며, 매년 정월 대보름 밤에는 당산제를 지내고 고싸움놀이를 펼치는 등 전통 행사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.
특히 이 은행나무에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집니다. 칠석동이 소가 누운 형세의 와우지형을 이루고 있는데, 소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해질까 염려한 주민들이 고삐를 상징하는 은행나무를 심어 그 기운을 묶어두었다는 이야기입니다. 이러한 전통과 신앙이 나무에 깃들어 마을 공동체의 정체성을 더욱 깊게 합니다.
최근 광주광역시는 이 칠석동 은행나무를 자연유산으로 지정하며,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가치를 품은 소중한 존재로 인정했습니다. 올해는 단풍이 늦게 들어 더욱 풍성한 노란 은행잎을 만날 수 있었는데, 이는 작년부터 이어진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해석됩니다.
은행나무 주변에는 부용정(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3호)과 고싸움놀이 테마파크가 가까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. 고싸움놀이 테마파크는 전통 고싸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, 지역의 역사와 풍습을 한눈에 접할 수 있습니다. 또한 정자와 벤치, 운동 기구, 산책로가 잘 조성된 녹색나눔숲도 인근에 있어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가기에 적합합니다.
주차는 고싸움놀이 테마파크를 이용하면 편리하며, 이곳에서 전통 문화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. 깊어진 가을의 마지막 순간, 칠석동 800년 은행나무가 선사하는 황금빛 풍경은 지나가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며, 내년 가을 다시 만날 그날을 기대하게 만듭니다.
